지카 바이러스 유행 46개국 임신 계획 유보 권고
멕시코.브라질 등 남미.카리브해 인근 국가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버진아일랜드도 포함 의료 전문가들 "현 상태 고려할 때 최선책" CDC, '개인의 결정권 침해' 내세워 반대 입장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인 46개국의 거주.여행자는 임신 계획을 유보하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그동안 지카 바이러스 발생 국가들의 정부가 자체적으로 국민들을 대상으로 2018년까지 임신 자제를 촉구한 경우는 있었지만 국제기구인 WHO가 직접 임신 유보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9일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임신 계획이 있는 가임 남성과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를 제대로 인식하고 위험성을 파악해서 임신을 연기해야 한다"고 밝힌 WHO의 이러한 권고는 아직까지 지카 바이러스 백신 미개발과 모기 퇴치 실패 등의 현 상태에서 산모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선천적 소두증 기형을 막을 수 있는 최선책으로 파악된다. WHO의 임신 계획 유보 권고가 적용될 국가들은 46개국으로 페루.에콰도르.아르헨티나.브라질.쿠바.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멕시코.니카라과.벨리즈.콜롬비아.파나마.자메이카 등 남미와 카리브해 인근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미국령은 푸에르토리코와 버진아일랜드가 속한다. 이와 관련, 피터 J 호테즈 베이어의대 열대병연구학과장은 WHO의 권고에 대해 "시기적절한 권고라고 본다"며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이 다가오며 멕시코만 인근을 시작으로 미국 본토에도 지카 바이러스 보유 모기가 상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임신을 한 상태에서 모기에 물리면 방법이 없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윌리엄 셰프너 밴더빌트의대 예방의학과장도 "WHO가 내린 훌륭한 선택"이라며 "임신 유보는 물론이고 가임기 남녀를 대상으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교육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WHO의 이 같은 권고에 대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 보건기관이 개인의 결정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견해 때문이다. 또 생식에 관한 권리를 주장하는 단체들과 로마 가톨릭 대주교도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WHO의 이 같은 결정이 인간의 존엄성을 헤치고 낙태를 조장하면서 인류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위선이라는 입장이다. WHO 통계(6월 2일 기준)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신생아 소두증 발생 건수는 브라질 1489건, 콜롬비아 7건, 파나마 4건, 미국 2건, 푸에르토리코 1건 등이었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